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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022.06.30
Life Lovers : 이승희 마케터
진심으로 원하는 일을 한다는 건
곧 인생을 수양하는 과정


 

 

마케터이자 기록자로 알려진 이승희 님을 만났다. 그녀는 일을 잘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기록’을 시작해 <기록의 쓸모>, <별게 다 영감>를 썼다. 직접 수집한 영감들이 누군가에게 동력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며 인스타그램 ‘영감노트(@ins.note)’ 계정을 운영 중이다. 

가슴이 뛰는 본인의 ‘업’을 찾고, 하는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이승희 님. 솔직 담백한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에 대한 ‘태도’와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마케터이자 기록자, 작가로 활동 중인 이승희 입니다.

 

 

이승희 님에게 ‘일’이란 어떠한 의미를 가지나요?

 

저는 마케터라는 직업을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그 정도로 마케팅 일을 할수록 더 좋고, 즐거워요. (웃음)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지?를 계속 생각하고 고민했어요. 기록하기 시작한 것도, 영감을 받은 것을 모으기 시작했던 것도, 일을 잘하고 싶어서였어요. 이나모리 가즈오의「왜 일하는가」라는 책에 보면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결국에는 인격을 닦는 수행이 되고 인격을 수양함으로써 인생을 깊고 넓게 성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해요. 정말 저에게 있어 ‘일’이란 수양하는 과정이자, 인생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게 ‘일’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이승희 님에게 ‘일’은 결국 ‘경험’이고, 스스로의 한계를 부딪히면서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면서 단련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정말이지 말 그대로 ‘수양’이네요. 

 

네, 맞아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자기 자신이 부족한 거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 자기 객관화를 할수록 ‘나’라는 사람을 더 자각할 수 있고, 나의 ‘Why’를 잘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하다 보면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요.

 

일부러 나태해지지 않도록 제 자신을 ‘도전할 수밖에 없는,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과감히 던져 놓는 편이에요. 새로운 미션에 대한 어젠다를 세워 나가는 것과 더불어 내가 변화 가운데에 있다는 걸 수용하면서 적응하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있어 성장 포인트거든요.

 

 

성장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요즘 ‘정직’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있어요. 저보다 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 주체적이고 도전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처절하게 깨지고 부딪히며 나는 왜 이럴까,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요. 사실 제 실력의 한계를 깨달은,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실력을 끌어올리려면 필수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걸 감안하고 최선을 다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성장의 계기로 삼으려고 해요. 그리고 스스로 떳떳할 수 있을 만큼 정말 최선을 다 했는가?라는 부분에서 ‘정직’해져야 하는 게 요즘 저의 중요한 테마입니다.

  

 


 

 

그렇다면 이승희 님이 꾸준히 하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음,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라… 저는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래서 동료들하고 꾸준히 마케팅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해요. 사실 나이가 들면서 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새로운 세대의 문화에 완전히 공감할 수 있을까, 두려울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처럼 저의 신체적인 리듬과 정신을 역행하듯이, 나이가 들어도 사람들이 계속 환호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감각들의 날을 세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는 게 보이지 않는 노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체면을 차리기보다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엄청 많이 해요. 그 대상이 저보다 나이가 어리든지 많든지, 경력이 적든지 많든지 상관없이요. 그걸 이제야 알았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아는 척하면서 모르고 넘어가는 것보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질문을 해야 더 많이 얻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매번 부끄러운데 물어봤을 때 많은 것들을 얻었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질문하는 거부감이 덜하게 된 거예요. 예전에 SNS를 혼자 담당하고 있었을 때인데,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그때 당시 SNS 채널 운영을 잘한다는 사례로 자주 회자되던 회사의 SNS 담당자께 한 번만 만나달라고 DM을 보냈어요. 그래서 그 회사에 혼자 직접 찾아가서 만나 뵙고 어떻게 기획하세요? 몇 명이서 하세요?부터… 정말 A부터 Z까지 다 물어봤어요. 그때 제가 부끄러운데 어떻게 해, 하고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배울 수 없었겠죠. 

  

 

엄청난 ‘끈기’가 느껴져요. 어렵고 힘들면 포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 회피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서 이겨내셨어요,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절실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어디서 일을 하던지 ‘갈 데가 없다, 물러설 곳이 없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일해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뻔뻔하게 버티는 걸 잘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다 보니, 힘들더라도 일 자체에서 곧잘 즐거움을 찾아내기도 해요. 저는 ‘일놀일’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한다”는 말이에요.(웃음) 저는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걸 함께 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보고 싶은 걸 보고,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고… 놀면서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보고 만끽해요. 그 경험들이 일과 자연스럽게 연결돼서 고스란히 적용해 볼 수 있고, 그걸 또 나누고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마케터 일이다 보니, 일하면서 노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덴티스테 공식 질문이에요. 이승희 님에게 ‘사랑’은 무엇인가요?

 

‘사랑’은 제 삶의 제일 본질적인 가치라고 생각해요. 가족, 연인, 친구, 어떻게 보면 저의 모든 관계의 유기적인 연결체 역할을 하거든요. 제가 행복하게, 건강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들도 다 사랑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저에게는 ‘사랑’이 제 삶의 의미이자, 동기부여 또는 에너지예요.

 

‘사랑’이라고 하니 생각난 책이 있는데, 김진영 철학가님의 「아침의 피아노」라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철학가님이 투병하시면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쓰신 마지막 일기에요. 그 책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가 ‘사랑’인데요. 죽음 앞에 서서 남아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고민의 기록이에요. 결국 삶의 중요한 가치가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공감을 했어요.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지나칠 때가 많아져요. ‘사랑’이나 ‘우정’을 이야기하는 게 오글거림으로 치부되기도 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다 보니 표현에 인색해지기도 하죠. 저는 남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 그러니까 일상에서 쉽게 지나쳐가는 작은 것들에도 호들갑을 떨며 좋아하고 감동하면서, 제 삶이 정말 행복해지는 걸 느끼는 사람이거든요. 제가 행복하기 위해 작은 것들도 소중하게 여기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어떻게 보면 사랑도 계속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비로소 저에게도 스며들고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아요.


글 덴티스테 에디터 사진 박상혁 장소협찬 백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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